본문 바로가기

착한 리더는 필요없다 - 군주론 -

by 김유로01 2022. 3. 17.
728x90
반응형

 

 

범죄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던 중,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책 속에서 이 단어는 타인보다 우위에 있으려 하고 자신의 이익과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거리낌 없이 주변인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정치인, 재벌, 고학력자나 고용주, 그룹의 주도자, 연장자 등 인간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자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책은 설명했다.

 

마키아벨리즘이라는 것에 흥미가 생겼고 마키아벨리가 어떤 말을 했길래 이런 단어까지 생겼는지 궁금해 군주론을 읽게 되었다.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

 

우리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외적인’ 평등함을 쟁취해 내었다.

 

이제 모두가 투표권을 가지며 정치 행위에 참여할 수 있고 열등한 인종, 우월한 인종의 개념은 사라졌다.

 

계급 역시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는 복지나 제도 등 오늘날의 민주주의로 불리는 평등을 얻어냈다.

 

하지만 ‘내적인’ 평등함은 가져오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뤄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사이의 관계에서는 모두가 평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보이지  않아도 계급이 나뉜다.

 

왕따는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직장, 모임, 군대 등등... 모두가 평등한 오늘이지만 평등하지 않은 오늘날

 

따라서 우리는 불평등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 사이의 권력이 실존하고 있고 그것에 따른 사람들의 태도를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단어가 정확히 짚어냈다는 점에서 마키아벨리의 생각을 더 알아보고 싶었다. 

 

군주가 가지는 권력에 대해, 그리고 그것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가진 책이라고 생각했다.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 의미와 오늘날에도 각광받는 책인 만큼 민중의 관점에서 쓰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내 예상과 달리 강력한 군주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힌 책이었다. 

 

군주론은 수많은 리더십 책들과는 달리 지극히 현실적이다.

 

과거에 쓰여 지금까지 추앙받으며 내려오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듣기 좋은 말보다는 다소 불쾌하게 느껴지는 말들이 더욱 많았다.

 

리더가 가져야 할 자질로 내가 알고 있는 것들과는 상충되는 것들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어 꽤나 충격적이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자경단까지 운영하고 범죄자를 본인이 직접 사형했던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 취임 후 범죄율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요즘 날의 이상적인 리더상은 덕을 갖추고 구성원을 포용하며 사랑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이 생각에 아마 적극 반대한다.

 

필요하다면 악덕을 통해 악명을 떨치는 것도 개의치 말아야 하며 지도자는 항상 손에 칼을 쥐고, 그것을 통해 공포감을 조성해야 강력한 군주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군주의 다스림을 받는 이들은 악하고 열등한 존재로 표현한다.

 

요즘의 리더상은 과거와 다르다

다소 과격한 표현들로 점철된 책이지만 여러모로 시사하는 점이 많았다.

 

처음 읽었을 때는 저자가 권위 의식과 성악설에 심취하여 서술했다는 느낌이었다.

 

또한 오로지 리더의 입장으로만 쓰여있기에 구성원의 관점을 고려하지 않아 적절하지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나의 생각의 관점을 비틀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껏 오늘날 민주주의에 영향을 주었던 운동, 혁명, 책, 이론들은 민중의 입장으로 서술되었다. 

 

또한 그것을 통해 절대왕권이 붕괴되고 사회계약론이 나타나면서 민중이 가진 힘을 일깨우게 되었다. 

 

그렇게 됨으로써 우리는 오늘날의 공동체는 리더 혼자만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만드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로부터 파생된다.

 

군주는 그러한 교육을 받은 민중으로부터 나오고 그렇게 됨으로써 스스로가 가지게 될 권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게 군주가 된 자는 민중의 힘을 알고 있기에 그들을 두려워하며 눈치만 보기에 급급할 것이다.

 

그러나 리더는 공동체를 운영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또한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구성원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 그것이 소수의 구성원에게 피해를 끼치게 될지라도 말이다

 

즉, 군주론은 보다 근원적인 리더의 권력, 힘에 대해 서술한다.

 

이 점은 반대로 대부분이 민중, 구성원에 속해있는 우리들에게도 이롭다.

 

 

을의 입장으로, 구성원으로서, 리더라는 무게를 경험해보지 못한 자,

 

즉 대부분의 우리들은 리더의 자질과 정통성을 쉽게 의심한다. 항상 을의 시선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리더의 입장과 그가 가진 힘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궁극적으로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에 들어서야 다시 군주론이 말하는 이상적인 리더가 필요해지는 시기인 것 같다.

728x90
반응형

댓글